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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에 '잘' 늙는다는 것
  • 편집국
  • 등록 2024-11-04 09: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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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한때 젊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인기더니, 지금은 또 ‘잘’ 늙는 ‘웰에이징(well-aging)’이란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어떻게 해야 인간답게 품위를 유지하면서 잘 늙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2017년 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은 고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나라이다(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은 후기고령사회 또는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약 50년 후인 206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7%까지 치솟을 전망이라고 하니, 웰에이징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테다. 

   

잘 늙어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신체적 건강 유지가 웰에이징의 첫걸음이다. 그 중에서도 뼈는 피부노화와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뼈도 피부처럼 나이 들면 약해지고 기능이 퇴화된다. 보통 30살이면 일생 중 최대골량에 도달해 이것이 50살까지 유지되다가 50세 이후 급속도로 떨어진다. 뼈가 노화되면 이로 인해 다양한 질환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 허리에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이다. 노화로 인해 척추 뼈 사이의 관절과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 ‘척추전방전위증’도 대표적인 퇴행성척추질환으로 꼽힌다. 주변근육과 인대가 퇴화되면서 위아래 척추뼈가 앞뒤로 밀려 허리통증과 다리저림을 일으킨다.

   

이러한 허리질환은 지금의 의료기술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의료기술과 의약품은 웰에이징 바람을 타고 인체 노화를 이겨내기 위해 보다 더 정교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추간공확장술이다.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 주변의 비대해진 인대를 일부 절제하고 신경에 엉겨 붙은 염증물질을 떼어내는 시술이다. 추간공이란 서로 다른 두 척추 뼈가 만나는 부위에 생긴 공간으로 신경가지, 동맥, 정맥, 자율신경이 지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추간공확장술로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는 원리는 막힌 수도관을 뚫는 것과 비슷하다. 오래되어 이물질이 쌓인 수도관을 뚫기 위해서는 임시방편으로 세제를 뿌리거나 관을 통째로 교체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때 관 전체를 교체하려면 대공사가 돼 번거롭다. 이럴 때 배수구 쪽 철망 일부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막힌 수도관을 뚫으면 간편하다. 추간공확장술도 이와 같이 척추 주변 인대 등을 일부 떼어내는 방법으로 추간공을 넓혀 신경통로기능을 복구해준다.

   

겨울의 나목(裸木)은 잎이 지고 가지만 남지만, 새하얀 눈 속에서 오히려 기품있는 자태롤 뽐낸다. 누구나 굳건한 겨울나무처럼 나이 들고 싶을 게다. 기본은 얼마나 몸을 잘 꾸려 나가는지이다. ‘노화는 운명이 아닌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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