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
2년 전 허리디스크를 진단받은 회사원 조모(48)씨는 최근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허리를 부여잡고 사는 중이다. 조씨는 “집안이나 카페 등 따뜻한 장소에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바깥에 나가기만 하면 이상하게 허리 통증이 심해진다.”고 털어놨다.
최근 들어 기온이 부쩍 떨어지면서 급성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찬바람에 민감한 허리, 원인이 뭘까? 추위가 시작되는 이 맘 때는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고 뻣뻣하게 경직되면서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해 허리나 관절통이 심해질 수 있다. 추운 날씨에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활동량과 비례해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근육이 지탱하던 힘이 그대로 관절이 전달되어 관절 부위 통증이 악화되는 것이다.
요즘에 특히 ‘급성 요추 염좌’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급성 요추 염좌는 뼈 사이를 이어주는 인대가 손상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흔히 허리가 굳어있는 상태에서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 통증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비정상적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외부에서 가벼운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연세가 많은 노인들의 경우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추간판) 안에 있는 수핵이 외부 틈으로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경우 허리디스크가 발병하게 된다. 급성요추염좌는 1개월 정도 제대로 치료받으면 환자의 90% 정도가 회복되므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여부를 검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질환초기라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라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수술할 필요 없이 추간공확장술로 30분 정도면 움츠러든 허리를 꼿꼿이 펼 수 있다. 옆구리 피부를 국소수면마취 하에 3mm 절개하여 추공간내 신경가지를 압박하여 통증을 유발하여 염증 유발성 물질이나 인대를 제거하는 원리이다.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이루어질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며 그만큼 합병증 발생확률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을 멀리할 수 있도록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쓰는 것이다. 날씨가 추울 땐 스트레칭으로 움츠러든 몸을 풀어주면 관절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뭉친 근육 속의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하고 근육경직을 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