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
운동선수들은 일반인과 달리 고강도 훈련과 운동을 병행한다. 인간의 능력의 최대치로 끌어올려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만큼 365일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허리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야구다. 한쪽 방향으로만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는 야구는 골반을 틀어지게 만들어 허리 통증을 부른다. 야구뿐만이 아니다. 몸의 움직임이 큰 축구나 역도, 수영선수도 허리부상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 중 허리디스크는 운동선수들에게 매우 흔한 부상이지만 그 위험신호를 단번에 알아차리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허리디스크의 통증은 허리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
보통 발저림과 허리디스크는 서로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들은 허리에서 가지를 쳐서 나오기 때문에 탈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 다리에 저린 증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하반신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다리가 저리다면 허리디스크 여부를 검사해봐야 한다.
또 ▲재채기, 기침, 배변 시 허리통증이 심한 경우 ▲앉기가 힘든 경우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가 잘 안 펴지는 경우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가 휘청거리는 경우 ▲누워서 45도 정도 다리를 들었을 때 당기는 경우나 아예 위로 다리를 들어올리기 힘든 경우에도 허리디스크를 의심해야한다.
초기 디스크라면 주사나 재활치료만으로 충분히 호전되지만 이미 다리저림 증상이 나타났다면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할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로 압박받고 있는 신경관을 넓혀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허리디스크를 포함한 부상을 겪은 후, 얼마나 빨리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부상을 당했을 때 선수들이 가장 먼저 지녀야 할 정신은 ‘빨리 나아야지’라는 의지라고 생각해요. 부상을 이겨내면 확실히 운동을 대하는 생각이 달라집니다. 부상을 당했다고 해서 ‘그만둬야겠다’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다치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에서 12년 만에 한국역도에 올림픽 메달을 선사한 이배영선수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부상을 극복하는 데에도 명확한 목표설정과 동기부여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당연한 말이다. 운동만큼 부상도 철저하게 예상하고 준비하지 못한다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애써 훈련한 역량을 펼칠 기회가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