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커피 한 잔이 변의를 일으키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기사가 미국의 건강 전문매체에 실렸다.
1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미국의 건강ㆍ영양 전문매체 ‘이팅웰’(EatingWell)은 ‘왜 커피는 배변을 유도할까? 의사가 설명하는 이유’(Why Does Coffee Make You Poop? Here‘s What Doctors Say)이란 제목의 최근 기사에서 커피가 ‘아침 화장실 루틴’의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단순히 잠을 깨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커피는 에너지를 공급할 뿐 아니라, 배변 활동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어서다. 2021년 국제환경보건 및 공중보건 저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커피는 정신을 깨우는 동시에 소화 기능을 재가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수면 중 느려졌던 장운동이 모닝커피를 마신 후 다시 활발해지는 것이다.
커피가 배변을 돕는 가장 큰 원인은 장운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2020년 영양 분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에 게재된 리뷰 논문에선 커피 섭취 후 약 4분 이내에 장의 연동운동이 시작된다고 했다. 장내에 있던 배설물이 대장 쪽으로 이동하면서 배변 욕구가 일어나는 것이다.
커피가 가스트린(gastrin)이란 소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도 아침 배변과 관련이 있다. 이 호르몬은 위 운동성과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소화관 전체의 운동을 활성화한다. 2022년 ‘뉴트리언츠’에 실린 리뷰 논문에 따르면, 커피에 포함된 산 성분이 가스트린 분비를 자극해 장운동을 더욱 촉진한다.
모닝커피는 콜레사이스토키닌(CCK)이란 또 다른 호르몬의 분비도 자극한다. CCK는 담즙 분비를 촉진해 장내 노폐물을 빠르게 배출하는 데 기여하는 호르몬이다.
커피의 종류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대에 따라 배변 효과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커피의 종류나 마시는 시간에 따라 이러한 효과에 차이가 있을까?
아침 시간대는 위장관의 생체리듬이 활성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모닝커피를 마시면 배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2020년 Journal of Clinical Gastroenterology).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 어느 정도 배변 유도 효과가 있지만,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가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냉커피는 일반적으로 커피 농도가 더 높아져 호르몬 자극 효과가 강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배변 욕구 역시 더욱 빨리 일어날 수 있다.
커피에 첨가하는 우유나 감미료도 배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사람은 유당(lactose)에 민감하거나 특정 무열량 감미료에 의해 장이 더 민감해져서 커피로 인한 배변 효과가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다. 커피를 마신 후 바로 화장실을 찾는 일이 반복되면, 커피의 농도ㆍ온도ㆍ첨가물 등을 조절해보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커피는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배변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일부 소화기관 기능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단, 그 효과는 개인의 체질ㆍ시간대ㆍ커피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과 방식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