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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근무 20년이 남긴 훈장 ‘거북목에 충혈된 눈’
  • 편집국
  • 등록 2025-02-10 08: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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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영국매체 ‘데일리메일’에서 보도한 ‘미래의 직장동료(The Work Colleague of the Future)’ 보고서가 화제였다. 미래학자 윌리엄 하이암(William Higham)이 전문가들과 함께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사무실 노동자의 20년 뒤 체형변화를 예측한 내용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의 사무직 노동자 3천명을 설문조사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헬릭스3D 회사와 협력해 마네킹 ‘엠마(Emma)’를 만들어 공개했다.

   

엠마의 모습은 너무도 기괴했다. 거북목에 허리가 구부러지고 팔다리가 부어있었으며,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있는 탓에 배는 불룩 나와 있었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데다 사무실 공기도 나빠서 두 눈은 충혈이 심하고, 실내 조명에 오래 노출된 피부는 생기없는 색을 띄고 있었다. 보고서는 또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나쁜 공기질에 적응해 귀와 코의 털이 더 많이 자라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책상에 앉아서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씩 근무했다. 응답자 90%가 근로 시간이 너무 길다고 말했으며 98%는 미래에 건강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90%는 눈 피로, 허리굽음증, 두통 등 건강 문제로 인해 근로 생산성이 떨어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무직 노동자의 건강문제가 비단 영국, 독일, 프랑스만의 얘기일까.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허리통증이나 목디스크를 호소하는 사무직 직장인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잘못된 자세, 경직된 자세와 연관이 깊다.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는, 하체는 휴식을 취하는 반면 상체는 여전히 강도 높은 지지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든다. 이때 신체의 대들보로 불리는 척추의 피로도 상승은 당연하다. 이러한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할 경우 척추와 이를 지지하는 주변 근육 및 인대의 불안정이 가속화된다. 여성들의 경우 다리를 꼬고 앉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골반, 요추가 전체적으로 회전을 해 척추 불균형을 부추긴다. 장시간 다리를 꼬고 앉으면 요추가 계속 회전된 상태에 놓이게 되고 나아가 추간판 압력 상승 및 탈출을 초래한다. 

 

바른 자세는 척추를 비롯한 신체 건강을 지켜주지만 항상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있기는 쉽지 않다. 컴퓨터 모니터나 작업대 높이 등 일상 속 높이를 조절하면 무심코 반복하는 구부정한 자세로 인한 질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받침대 등을 이용해 모니터 화면 상단 기준 3분의 1 정도 되는 지점과 눈높이를 맞추면 거북목 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적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커져서 많은 노력을 들여서 해결해야 할 때가 있다. 우리 몸의 대들보, 척추건강 역시 마찬가지다. 호미로 막아야 할 일은 호미로 막고, 가래로 막아야 할 일은 가래로 막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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