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일상생활 속 허리부상은 매우 흔하다.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거나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할 때,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운동하다 ‘삐끗’할 때......
요즘 같은 겨울엔 길이 쉽게 얼면서 빙판길 낙상 사고도 허리부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젊은 사람이야 회복력이 있다쳐도 50세 이상 중장년층과 노인층은 낙상 한번이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낙상 환자 중 65세 이상 노년층은 약 12만 6000명으로 2012년에 비해 24% 증가했으며, 60~69세 연령군 이후부터는 급격히 증가하여 80세 이상에서는 60대보다 약 4배 많았다. 65세 이상 낙상 입원환자의 계절별 현황에 따르면, ‘겨울’이 51.7%로 다른 계절에 비해 10.4% 높게 나타났다.
겨울에는 낮은 온도에 인대와 근육이 수축되면서 척추와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져 있는 상태가 된다. 때문에 몸의 반응이 늦어지고 충격완화도 제대로 하지 못해 더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년층은 젊을 때보다 뼈가 약해지고 근력이 떨어져 낙상으로 더 심각한 부상을 입기 쉽다. 젊은 사람들에 비해 노년층은 하체근력이 약하고,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그 중에서도 취약한 부위가 바로 척추이다.
척추 뼈는 본래 단단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골밀도의 감소로 인해 점점 약해져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골다공증은 주로 폐경기 여성이나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엉덩방아를 가볍게 찧는 정도나 사소한 기침 한번에도 척추뼈가 부러지는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낙상 치료는 생각보다 오랜시간이 걸린다. 낙상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환자의 절반 이상이 2주 이상 입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낙상은 낙상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 요양 입원으로 인한 급속한 근육 감소와 노쇠, 혈액 순환 감소로 인한 심혈관 질환 발생, 면역력 저하에 따른 폐렴 등으로 낙상 후 1년 이내 다섯 중 한 명이 사망이나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 노년층일수록 겨울철, 낙상사고에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겨울철 노년층의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손을 주머니에서 넣지 말고 걸어야 한다. 외출 시에는 지팡이를 휴대하며, 신발은 굽이 낮고 바닥에 홈이 파여 있어 지면과의 마찰력이 큰 것을 고른다. 빙판길이나 미끄러운 곳을 지나갈 땐 보폭을 짧게 하여 걷는 것이 넘어지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
눈이 온 뒤에는 길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은 반면, 기온이 올라간 낮에 적당히 햇볕을 쬐는 것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